檢, 조카 개똥 먹이고 물고문 살인한 이모에 무기징역 구형

입력 2021-07-20 18:03   수정 2021-07-20 18:04


10살짜리 조카에게 귀신이 들렸다며 폭행하고 강제로 욕조 물에 집어넣는 물고문을 해 숨지게 한 이모 부부에게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다.

수원지법 형사15부(조휴옥 부장판사) 심리로 20일 열린 이 사건 결심공판에서 수사검사인 박상용 검사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 A(34·무속인)씨에게 무기징역을, 이모부 B(33·국악인)씨에게 징역 40년과 취업제한 10년을 구형했다.

박 검사는 "피고인들은 피해자인 조카를 지속해서 학대했고 지난 2월8일에 이르러서는 사실상 빈사 상태에 빠진 피해자의 손발을 묶고 욕조에 머리를 집어넣었다가 빼내는 물고문을 해 살해했다"며 "피해자의 사인은 다량 출혈에 의한 속발성 쇼크 및 익사로 나왔다"고 밝혔다.

검찰은 부검 결과 등으로 미뤄볼 때 당시 피해자에게 광범위한 피하출혈이 발생한 터라, 고문 행위가 없었다고 해도 피해자가 사망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검사는 그러면서 "피고인들은 게임을 하듯 숫자를 세며 피해자의 머리를 욕조에 넣었다 빼길 반복했다"며 "머리를 어찌나 강하게 눌렀는지 피해자의 이가 빠졌고, 피해자는 이를 물과 함께 삼켰다. 이는 몸속에서 발견됐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는 극도의 공포감 속에서 어디에도 구원 요청을 하지 못한 채 지옥과 같은 상황에서 죽어갔다"며 "그런데도 피고인들은 자신들의 유불리를 따져 진술을 바꾸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들 부부는 최후 진술에서 숨진 아이에게 미안하다는 취지로 선처를 호소했다. A씨 부부에 대한 선고공판은 8월 13일 오전 10시 30분 열릴 예정이다

A씨 부부는 올해 2월8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주거지 화장실에서 조카 손발을 끈으로 묶은 뒤 물을 채운 욕조에 머리를 집어넣는 행위를 수차례 반복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조카는 다발성 피하출혈에 의한 속발성 쇼크 및 익사로 사망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올해 2월7일까지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린다는 이유로 파리채와 나무막대기를 이용해 조카를 수차례 때려 전신 피하 출혈 및 갈비뼈 골절상 등 신체적 부상을 입힌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재판 과정에서 친자녀에 대한 정서적 학대 혐의도 추가로 기소했다. A씨 부부는 지난 1월20일과 24일 2차례에 걸쳐 조카를 학대할 당시 각각 13살, 5살인 친자녀 2명에게도 이를 목격하게 해 아동의 정신 건강 발달에 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지난 5차 공판에서 검찰이 추가 기소한 내용에 대한 의견을 제출한다고 했는데 이날 A씨 부부 변호인 측은 이러한 혐의에 대해서도 인정한다고 재판부에 입장을 밝혔다.

이 사건은 조카 사망 당일 A씨 부부가 119에 신고를 접수하면서 외부에 알려지게 됐다. 출동한 119구급대는 조카에게 심폐소생술(CPR)을 시도하며 인근 용인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다. 이 과정에서 병원 측은 조카의 몸에서 멍자국을 발견하고 경찰에 아동학대가 의심된다고 신고했다.

경찰은 A씨 부부를 긴급 체포한 뒤 이들을 추궁한 끝에 학대사실에 대한 진술을 받아냈고 지난 2월 검찰에 A씨 부부를 구속 송치했다. 검찰은 지난 3월 A씨 부부를 재판에 넘긴 뒤 이날까지 결심공판을 포함해 총 6차례 공판기일을 갖고 재판을 마쳤다.

검찰은 지난 달 8일 열렸던 이 사건 3차 공판에서 A씨 부부가 조카에게 저지른 아동학대 정황이 담긴 동영상 증거물 자료를 법정에서 공개한 바 있다. 당시 검찰이 공개한 증거물 영상에는 A씨가 조카에게 흰색 비닐봉지 안에 있는 개똥을 주며 소리를 치면서 이를 먹게 하는 등 신체적·정서적 학대한 정황이 담겨 있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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